우상을 이기고 아버지의 뜻대로!
작성자
정윤수
작성일
2017-05-27 12:31
조회
1977
2017년 2월 22일. 고되고 힘든 대학 6년간의 일정을 마치고 수의사 면허증과 함께 대학 졸업증서를 받은 날입니다. 남들보다 2년 더 긴 교육과정이어서 그랬는지 끝이 보이지 않던 대학 과정도 언젠간 끝나게 되더군요. 오히려 졸업을 기다렸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공중방역수의사(군대체복무. 이하 공방수)라는 직함과 함께 3년간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며 일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그러한 아쉬운 감정들을 덮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새벽기도를 다니고 기도원에 가며 공방수 합격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교회 성도님들도 저를 위해서 중보기도 해주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발표당일 병무청으로부터 온 전화에서 들리는 불합격 통보. 허무함과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간절히 바랐던 시간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제가 새벽기도에서 하나님께 어떻게 기도했는지 떠올랐습니다. ‘공방수 합격을 간절히 바라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되길 원합니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며 찬양하겠습니다.’ 제가 간절히 원했던 그 길이 하나님이 저에게 예비하신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제 욕심과 생각을 버리고 저 스스로를 내려놓으며 하나님께 맡긴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2개월 간의 인턴생활을 하고 하반기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는 과정은 순조로웠습니다. 또한 저에게 새로운 인연을 통한 만남의 축복도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제가 불합격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입니다. 2017년 1월 22일 “진정한 변화는 마음으로부터” 제가 처음으로 들었던 강영구 목사님의 설교 제목이었습니다. 이제 막 수의사 국가고시를 치루고 아직 집으로 올라오기 전 청주에 혼자 있을 때 어머니께서 들어보라며 추천해주셨습니다. 그 설교에서 제가 크게 감명받은 목사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의 갈망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 갈망의 정도가 지나치고 나의 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그 자체는 더 이상 단순한 갈망이 아닌 우상이 됩니다” 그 날 설교에서 목사님께서 자신이 지금 바라고 있는 것이 우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X-Ray 질문이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1.나는 무엇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가 2.만약 나는 이것만 있으면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안정한가 3.하나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으면 실망하고 원망할만한 기도제목이 있는가 4.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그 모두가 제가 공방수를 합격하고 싶어하는 갈망에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즉, 우상이었던것이죠. “이르시되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눅 22:42) 이 말씀은 제가 어느 기도원에 갔을 때 예배당 앞에 써져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원하는 바가 있을 때,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진심으로 갈망할 때 그 무언가를 우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삶, 그리고 언제나 마지막은 아버지의 원대로 되길 원한다는 기도를 덧붙이는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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